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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입찰 밀리오레 3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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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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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kyo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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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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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20 20: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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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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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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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뎌 3부 올라갑니다. 에고 누가 원고료 안 줍니까? ^^
■ 입찰 당일 (8월 25일)
아침에 우선 은행에 들렀다. 저번 회사에서 대출받은 돈이 딱 들어있다. 대출 받은 돈이지만 내 통장에 들어있는 걸 보니 흐뭇하다. 어서 어서 돈 많이 벌어야 겠다. 이렇게 보기만 해도 행복하니... ^^ 보증금을 수표로 발급받고 봉투로 두번이나 싸서 가방 저 깊은 곳에 넣은 다음 지퍼로 단단하게 단속해 놨다. 이거 잃어버리면 여러 가지로 머리 아픈 일이 생길 것이므로...
9시 59분에 교대역에 도착했다. 난생 처음 들어가보는 법원. 일단 그 크기에 얼이 빠진다. 정말 처음 오는 사람들에게 위압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아버지는 당신 아들이 법관이 되기를 원하셨는데, 당신의 뜻을 내가 "법학"과 상관없는 곳에 합격하시고 난 뒤에 조용하게 말하셨다. 당신의 꿈을 아들에게 그대로 옮기기 싫으셨다고 하셨다. 멋있는 울 아부지... ^^
어리버리하게 경매법정을 찾아갔다. 처음 와본 곳이라 여러 가지가 서툴렀다. 평생 해왔던 화장실에 가서 일보는 것조차도... 경매 법정 안에 들어서니 사람들이 엄청 많다. 그렇지 않아도 더운 날씨에 사람들 열기로 더 덥다.
일단, 태인에서 배운 대로 판사님 앉아계시는 앞에 쭉 놓여있는 물건명세서 중에서 내 물건의 명세서를 찾아서 읽어봤다. 다른 물건의 명세서는 사람들의 손이 많이 탔는데, 내 물건 것은 상태가 양호하다. 입찰할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앉으려고 빈자리를 찾는데, 저기 그 부동산 아저씨가 보인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담배 한대 피우자고 해서 밖으로 나왔다.
그 아자씨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다. 그 아자씨가 이번 한번만 양보해 주면 자기가 앞으로 동대문 상가는 자기가 책임지고 중개수수료도 받지 않고, 팔아주겠다고 한다. 조금 고민하다가 그러자고 했다. 그 아자씨 말을 100% 믿는 것은 아니지만, 어차피 첫 번 째 입찰이라 앞으로도 기회는 많이 있을 것 같고, 부동산 아자씨 한 명 내 편으로 만들어 놓은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얼마 정도 쓸거냐고 물어봤더니, 자기가 보니까 밀리오레에서 장사하는 사람도 법원에 왔단다. 해서 생각했던 것 보다 약간 높게 쓸 것이라고 한다. 1억 9천만원. 감정가가 2억 6천만원이니, 감정가 대비 73% 정도다. 특별한 사람이 없다면 예전 물건과 비교해 볼 때, 낙찰자는 부동산 아자씨가 될 듯 싶다. 설마 2억을 넘을까???
■ 입찰 ~ 개찰
부동산 아자씨와 약속한 대로 나는 그냥 연습 삼아 최저입찰가에 입찰해봤다. 입찰서류에 이름 적는 것부터 왜 그렇게 떨리던지… 입찰봉투에 가방 저 깊숙한 곳에 숨겨둔 수표를 꺼내서 조심스럽게 넣고 입찰함에 내 서류를 넣었다. 저 옆을 보니 부동산 아자씨도 입찰서류를 열심히 쓰고 있다. 드디어, 입찰 마감이 되고, 개찰을 한다.
개찰 순서가 어떻게 되나 궁금했었는데, 그 법정에서는 입찰자 수가 많은 물건부터 개찰했다. 첫번째 개찰 물건은 삼성동의 어느 아파트 였는데, 입찰가 15명이가 그랬다. 나도 어서 어서 아파트 마련해야 하는데… 경매가 대중화되면 결국 낙찰가율도 높아져서 수익내기도 어렵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벌써 세번째 물건이 개찰 중이다.
드디어 우리 물건이 개찰되었다. 입찰자수 8명에, 낙찰금액은 2억 3백만원 가량, 낙찰가율은 78%였다. 판사님 앞에 불려나가는 사람을 보니, 아줌마로 보이는 여자다. 일단 내 입찰서류를 찾아와서 내 수표가 제대로 있는지 확인해 본다. 없으면 어떻게 하나 하는 기우는 싸악 사라지고, 수표는 살포시 봉투 안에 놓여있다. 일단 부동산 아자씨를 찾아보니, 표정이 좋지 않다. 말을 걸지 말아야지~~
법정을 빠져나가는 아줌마 뒤를 밟는다. 무슨 형사 같다. ^^ 저쪽 모퉁이를 돌아가니, 그 아줌마와 다른 남자 둘이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왜 그렇게 높은 가격에 썼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이런 저런 얘도 나누면 좋을 것 같아서 말을 붙여본다.
나 : 저기, 안녕하세요? 저 밀리오레 입찰했는데요. 뭐 좀 여쭤봐도 될까요?
아줌마 : (당황하는 표정으로) 저는 잘 모르는데요… 이이(남편인듯)에게 물어보세요.
나 : (명함을 건너며)안녕하세요? 혹시 입찰가 어떻게 산정하셨어요?
남편 : (귀찮다는 듯)뭐, 그냥 이 정도면 될 것 같아서 썼는데요.
나 : 다른 사람들 금액보다 많이 높으시던데…
남편 : 그거야, 뭐…
나 : 그럼, 직접 운영하실 계획이신가요?
남편 : 잘 모르겠어요. 조금 생각해 보려구요. 지금은 세를 줄 생각입니다.
나 : (수익률을 얼마나 예상했는지 궁금했다) 세는 얼마에나…?
남편 : 그거야 나가봐야 알죠. 그럼, 이만…
낙찰자와의 대화는 다소 실망스러웠다. 그에게는 입찰가 산정에 대한 아무런 분석도 없는 듯 보였고, 수익률에 대한 예상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있었는데, 나에게 얘기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뭔가를 얻고자 했던 내 의지는 꺾여져 버렸다. 그래도, 남편의 명함을 얻었으니, 그 분과도 친하게 지내볼 생각을 한다. 역시 인적 네트워크는 무엇보다 큰 자산이 될 것임을 믿는다.
법원을 빠져나오니 열두시가 조금 넘었다.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케잌을 하나 사서 태인으로 향했다. 태인 문을 들어서니 감회가 새롭다. 교육 끝내고 이렇게 단시간에 입찰까지 성공적으로 마친 내 자신이 뿌듯해진다…ㅋㅋ 마침, 식사를 끝내고 들어오신 이영진 부장님과 밀리오레 입찰 얘기를 나눴다. 태인 교육생 중에서도 밀리오레 낙찰 받아서 임대료를 꽤 괜찮은 수익을 올리고 계신다고 했다. 그 분을 미리 알았더라면, 좀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수표를 다시 은행에 입금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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