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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찰은 8부 능선? 대출 및 명도가 더 힘들어

등록자 martist 등록일 2006/09/20 15:30 조회 11138

처음 경매를 배우고 나서 낙찰을 받기까지는 결코 만만치 않은 노력과 시간이 들어간다.
1월에 태인에서 강의를 들은 후 하루에 평균 1~2시간을 경매정보 검색하고 일주일에 한 두 차례 답사를 하는 등 각고의 노력 끝에 4개월 여 만에 낙찰을 받았다. 아마도 삼수 내지는 사수 째 성공한 것 같다.
경매입문 1년차인 새내기 입장에서, 낙찰받는 비법은 우선 시세 분석시 최저가를 보지 말고 최고가를 봐야 한다. 최고가에서 일정 정도의 마진을 고려해서 입찰해야 한다. 두 번째, 내가 쓸 수 있는 최고가를 써야 한다. 여기서 내가 쓸 수 있는 금액이란 최소한 손해를 보지 않는 수준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요즘 같은 과열분위기에서는 물건에 대한 시세 평가를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해선 안된다.
위의 3가지 조건은 한마디로 낙찰이 그리 쉽지 않고 2006년 현재 상황은 상당히 고가낙찰이 일반적이라는 얘기다. 하자 없는 우량물건이라면 90% 수준에서 낙찰이 되고 있다. 이런 낙찰가로 수익을 내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나는 첫 입찰에서 순수자본 하나도 없이 100% 차입을 통해 일정정도의 수익을 낼 수 있었다.
지난 4월 낙찰을 받고 평소 알고 지냈던 국민은행 대출 담당자에게 대출을 하러 서류를 챙겨 가지고 갔다. 사전에 경매정보지를 갖고 가서 대출가능여부를 확인해두었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이었다. 하지만 서류를 보고 한참 계산을 하던 그 대출팀장은 대출이 안된다고 했다.
내가 받은 물건은 인천 연수구의 원룸형 작은 아파트였다. 시세는 3800만원 정도. 대출불가 이유는 5000만원 이하의 대출인 경우 서울 보증보험에서 수익성이 나지 않기 때문에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일에 경험이 없는 나로서는 당황스런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억지로 생떼를 쓸 수도 없고 대출 담당자에게 책임지라고 할 수도 없고….'
낙담하며 지쳐갈 즈음 나는 아름아름 알게 된 법무사를 통해 무사히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어떤 논리로 이 대출이 일어났는지는 지금도 확실하게는 모른다. 하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몸소 깨달은 것은 자기자본이 부족한 사람이 경매투자를 하려면 낙찰을 받은 이후에도 대출이라는 또 하나의 관문을 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일을 겪고 나서 낙찰은 그저 5부 내지는 6부 능선 밖에는 되지 않는 것 같다.
잔금을 치르고 명도를 하는데 두 달이 걸렸다. 실제 주인이 점유하고 있어 이사비는 안주거나 20만원 정도만 주려고 했는데 50만원을 달라고 하기에 내가 줄 수 있는 최대의 금액을 주고 좋게 마무리 했다.
운이 좋았던 것은 명도를 한 후 매매를 내놓으니 이틀 만에 매수자가 나타난 것이다. 나는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며칠 전 양도세 신고까지 마쳤다. 양도세신고를 직접 해보았는데 어려워보였지만 그리 힘들진 않았다.
나는 이 낙찰 건을 통해서 4개월간의 시간을 소요했고 대략 일반 월급쟁이 두 달 치 정도의 수익을 벌었다. 현재 경매시장 특히 아파트경매는 많이 과열된 상태라 좋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만큼 나쁘지도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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