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ε♡з 나의 베스트 프렌드, 당신과 함께라서 행복해요... ε♡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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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en37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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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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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2 21: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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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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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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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22살 때 일이니까 벌써 7년이 다 되어 가는 일이네요.
당시 저는 엄마와 떨어져서 지방에서 자취하며 공부와 돈벌이를 동시에 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아침, 좋지 않은 꿈자리에 잠을 깼는데 전화가 울렸습니다. 엄마 친구 분이었어요.
"oo야, 지금 엄마가 죽는댄다! 여기 **병원 중환자 실이다. 빨리 와!"
얼마나 놀라고 정신이 없던지 추리닝에 맨발에 슬리퍼 차림으로 그냥 택시 잡아타고 병원 중환자 실에 도착했어요.
도착해보니 티비에서나 보던 장면이 그대로 제 앞에 펼쳐져 있었습니다.
엄마는 산소마스크에 의존한 채로 의식이 없는 상태..
저는 저의 꿈이 있었고, 엄마도 당시 40대의 젊은 나이셔서 걱정 없이 나와서 제 할 일 하고 살았습니다.
엄마 혼자 살고 계시고 저는 한 달에 두세 번 정도만 가곤 했거든요.
평소에 감기 한번 걸린 적 없이 건강하고 강단 있으신 엄마였는데, 중환자 실에 그러고 계신 게 꿈만 같았어요.
엄마 친구 분께서 저희 엄마 집에 마실 가셨다가 문이 잠겨있고, 전화를 아무리 해도 받지 않자 이상하게 생각하시고는 열쇠 공을 불러서 들어가 보니 엄마가 화장실에 쓰러져 계셨다고 합니다. 119를 통해서 병원에 모셨고요.
쓰러지시기 2-3일전에 저랑 통화하면서 친구 분들이랑 참치 회를 드시고 왔는데 미식거리고 이상하다고 하신 걸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었어요.
별다른 이유 없이 미식거리고 토한 게, 뇌출혈의 징조일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던 거죠.
담당의사의 말을 들어보니, 지주막하 출혈이라고.. 부은 게 가라앉기 전에는 수술을 할 수가 없다 하더군요.
22살이나 먹었지만 아직도 엄마가 "우리 애기, 우리 애기" 하시면서 예뻐하면서 응석받이로 자란 저는
철도 들지 않았고, 그런 상황을 닥쳐 본 일이 없는 터라 어떻게 해야할지 그냥 울고만 다녔어요.
신경외과쪽에 일가견이 있다는 큰 병원으로 엄마를 옮기고 본격적인 치료에 들어갔어요.
조영술.. 허벅지로 가느다란 관을 넣어서 뇌까지 보는 검사부터 시작해서
큰 뇌수술을 두 차례나 했습니다. 수술을 위해 엄마 머리를 삭발하던 날이 아직도 엊그제 같네요.
7시간 정도 걸리는 수술시간이 왜이리 길기만 한 건지, 당시에도 수술실 앞 의자에는 저 혼자였어요.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이었죠.
하지만 저는 7시간 내내 대성통곡을 해서 나중엔 기운이 빠져 쓰러졌었어요.
그 후로 6개월 정도 입원치료를 받으셨는데, 다들 살아난 게 기적이라고 했답니다.
하지만 뇌수술을 하고 나니 엄마는 딴사람이 되셨어요.
그 깔끔하던 엄마가 씻겨드리려 하면 소리소리 지르시고, 저보고 성적표 가지고 왔냐고 물어보시고, 실내화 빨았냐고 까지..
엄마의 기억에는 행복했던 오래 전 기억들만이 있던 거예요.
저는 엄마 입원하신 동안 환자침대 밑에 있는 보조의자에서 잤는데요.
불편해서 새벽에 눈을 떠보면 엄마가 사라지고 없는 일이 태반입니다.
병원을 밤새 뒤져서 찾아내서 모셔오곤 했죠.
저는 밥을 거의 컵라면으로 몇 달을 때웠어요. 해다 주는 사람도 없고, 엄마 옆에 24시간 누군가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집에 가서 도시락을 싸올 형편도 되지 않았죠.
가끔은 참 밥이 먹고 싶었는데, 맛있는 음식만 보면 "우리 돼지~"하시면서 저만 먹이시던 예전의 엄마는 어디로 가고 병원 밥이 나오면 제가 뺏어먹을까봐 허겁지겁 드시던 엄마가 계시더군요.
그때는 힘든 줄도 몰랐답니다. 엄마가 살아준것만 해도 너무 고마워서요.
얼마나 울고 다녔는지, 의사 선생님들이 저만 보시면 "오늘은 안 울어" 이러고 지나가셨죠..
병원 밖의 세상이 정말 그리웠어요.
차 타고 지나다닐 때는 밤에 병실마다 불이 켜있는걸 보면서 막연히 '아픈 사람 많은가보다' 했었는데요
그 안에 저랑 엄마가 들어갈 줄은 생각도 않고 살아왔던 거죠.
그때 제일 부러운 사람이 누구였냐면 병원에 입원한 가족이 없는 사람이었어요..
엄마는 당연히 그런 사람인줄 알았어요.
아프면 안되고, 나를 위해서 희생만 해야하는..
그전엔 참 못된 딸이었거든요.
엄마가 방 좀 치우라고 하시면 과제 한답시고 짜증내면서 청소는 엄마가 하는 일 아니냐고..
다 큰 처녀가 반찬투정에 옷산다고 돈 달라 하고 밖에서 안좋은일 있으면 집에 와서 엄마한테 짜증내기도 수차례..
힘든 병원 생활을 마치고 엄마를 퇴원시키던 날
밖의 공기가, 따뜻한 햇살이,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게 그렇게 소중하고 고마운 줄 처음 알았어요.
하지만 산 너머 산이라고..
병원을 비우지 못해 은행을 제대로 못 가서 밀린 각종 공과금과 텅텅 비어버린 지갑..
그 전에는 미술도구를 전혀 모르는 엄마한테,
제도기 사야되 10만원 주세요, 이젤 사서 집에서 그릴 거야 10만원 주세요, 이젤 샀으니 석고상도 있어야해요 10만원 주세요.
이런 식으로 거짓말로 엄마에게 용돈을 타서 명품도 사고 부잣집 친구들과 주제 모르고 어울려 다니는 아이였거든요.
그럼 엄마는 항상 "에구 우리 딸, 나중에 디자이너 되면 엄마 호강시켜주겠네" 이러시면서 돈을 주셨죠.
그 당시 십만 원이 적은 돈이 아니었는데도 싫은 내색 한번을 안 하시고 친구 분들께 딸 자랑만 하시고.
퇴원하신 엄마의 식사준비를 하러 시장을 가야 하는데, 혼자 두고 가면 절대 안되고
그렇다고 시장을 모시고 가자니 큰소리로 엉뚱한 말씀 하실 테고.
엄마 잠든 사이에 벼락치기로 다녀와서 밥을 했었어요..
엄마의 몸은 점점 나아지고 있었지만, 뇌수술로 인한 상처가 굉장히 오래가더라구요.
엄마의 병원비를 감당할수 없어 서울에 있던 전세집을 처분했습니다.
통원치료를 위해 병원이 있는 인천에서 가까운곳으로 집을 얻어야 했는데 엄마의 병간호를 하느라 벌이가 없었던 터라 월세는 생각지도 못하고 어찌해야하나 고민하던중에 엄마가 아프기전 컴퓨터앞에 앉으시면 종종 들어가보시던 부동산태인의 홈페이지를 우연히 들어가보게 되었습니다.
홈페이지 주소를 매번 치기가 귀찮으셨는지 첫 화면을 부동산태인으로 설정해두신 탓이었지요.
하늘이 도운 탓이었는지 경매로 나온 저렴한 집이 있었고
엄마와 둘이 살기에, 그리고 병원을 오가기에 적당한 집을 구할수 있었습니다.
정말 그때는 당장이라도 엄마와 둘이 밖에 나앉게 되는게 아닐까 밤잠을 설치던 나날이었는데 그렇게라도 작은 집을 구하고 나니 부동산태인이 얼마나 고맙던지요!
엄마는 3년정도 심하게 안 좋은 상태셨어요.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서서히 차도를 보이시더니
제작년쯤에 엄마가 우리 엄마로 돌아오셨어요!
원래 깔끔하시고 성격 화통 하시고 재미있으신 우리엄마요.
가끔 병원에서 엄마가 이런 행동도 했다고 말씀드리면 전혀 기억을 못하시고 슬퍼하세요.
너 고생시켜서 어쩌냐고.. 이제 엄마가 안 아프고 그거 다 갚아준다고 하시네요.
그동안 키워주신게 어딘데.. 아직도 줄게 더 많으신가봐요. 그래서 예전 일은 이제 말씀 안 드려요.
요즘은 청소 제대로 안 했다고 혼나면서도 미소가 지어진답니다. 우리 엄마 같아서요.
엄마 손톱에 예쁜 매니큐어 발라드릴때도 넘 기쁘구요, 나란히 누워서 오이 마사지 할 때도 행복하고요.
둘이 십원짜리 고스톱을 칠 때도 웃음이 새나와요.
어제는 제가 좋아하는 동치미를 한 통 담가놓으셨네요.
사이다를 넣지 않았는데도 톡 쏘는 엄마표 동치미를 다시 먹을 날이 올 줄 생각도 못했는데.
요즘은 다시 엄마한테 응석모드로 조금씩 돌아가서 큰일이네요.
이젠 징그럽다고 저리 가라고 발로 밀어내시지만요. 그래도 엄마가 너무 좋아요.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경매로라도 집을 얻었기에 조금 더 맘 편히 엄마를 간호할수 있었고 그래서 엄마의 건강을 다시 찾을수 있게 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비록 다른사람들이 생각하기엔 제가 처음으로 한 경매가 금액으로 따지면 성공적이라고 하진 않겠지만 이렇게 엄마와 함께 마주보고 웃으며 지낼수 있는 날이 다시 오리라곤 꿈도 꿀수 없었기에 제게 있어 첫 경매는 감히 최고였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제 곁에서 함께 해주시는 엄마.. 저의 베스트 프랜드.
제가 그런 엄마의 딸이라서 너무나 감사해요.
앞으로 오래오래 함께해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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