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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금100만원과 전세계약서

등록자 mjauction 등록일 2008/06/07 11:04 조회 9237

보증금100만원과 전세계약서

명지경매 회사에 입사를 하여 경매세계에는 뛰어들었지만

나는 그들 속에 동화되지 못하고 항상 “왕따”였다.

서로 서로 나누는 이야기 들이 도통 법률 용어들이라 이해도

안가고 오후2~3시경이면 막걸리집이나 삽겹살 집으로 향하는

그들을 나는 항상 물끄러미 쳐다보아야만 했는데 그 이유는

돈도 없거니와 술도 먹지를 못하고 그들이 나누는 대화도 이해하지

못하는 실정이라 나또한 답답 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러던 지하 전세방의 전세보증금을 내주지 않아 전세금반환소송을

해서 승소한 일 때문에 집주인이 두 달 뒤에 보증금 1500만원을 줄 테니

방을 알아보라고 해서 나는 기회는 이때다 싶어 내가 살던 지역 인근에

나온 다세대 빌라에 입찰을 하려 했지만 내 손에 쥔 돈은 200여만이 전부였다

입찰보증금이 320만 원 정도 이었기에 나는 모자란 돈을 구하려 해도 어느

누구에게 말을 해야 할지 몰랐고 8순노모를 모시고 있는 형님에게는

더군다나 말씀 드리기가 어려웠다.

4남2녀 중 막내인데도 형제지간에게 손을 벌린다는 것이 싫어 마음고생을

하고 있던 중에 문득 동네 슈퍼마켓 아저씨가 생각이 났다.

항상 슈퍼에 갈 때마다 친절하게 대해주던 그분에게 찾아가서 내 사정을

이야기하려고 갔더니 그날따라 잘 나오지 않던 사모님이 나와있는것이

아닌가?

그래서 하는수없이 몇 시간 을 기다렸더니 마침내 사모님이 안 보인다.

그때서야 나는 주점 주점 거리며 고개를 숙인 채 슈퍼마켓 아저씨께

1500만원 전세계약서를 내밀며...

“아저씨 제가 100만원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전세계약서인데 집주인이

두 달 뒤에 보증금을 내준다고 하셨으니 그때 갚겠습니다.

이것을 맡아주시고 100만원만 두 달간 차용해주십시오“

그렇게 이야기 하는데 나는 나도 모르게 복박쳐 올라오는 그 무언가 때문에

그분 앞에서 펑펑 울고 말았다.

그런데 그울음이 그치질 않고 계속 커지자 슈퍼마켓 아저씨는 참으로 난감한

표정을 지으시며,,,,

“이 전세계약서는 필요 없고 두 달 뒤에 갚겠다고 했으니 차용증 한 장만

쓰게” 그래서 나는 울면서 100만 원짜리 차용증을 써주고 그분에게서 받은

100만원을 합해 홍은동에 있는 다세대 주택을 난생 처음으로 낙찰을 받았고

내 이름 석 자를 크게 파서 대문에 붙여 놓았다.

지금 그 슈퍼마켓아저씨는 위암으로 고생하시다가 3년 전에 돌아가셨는데

나는 그 빈소에 가서 그분이 좋은 곳으로 가시길 진심으로 기도했으며

그분이 빌려주신 그 돈만큼 아니지만 그분에게 고마움을 담은 내 성의를

부의금으로 놓고 나왔다.

야생화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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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8400 (122.34.xxx.82) 2008.06.17 18:00

눈물이 납니다.... 흑흑ㅠㅠ

dlcksgud0 (125.252.xxx.72) 2009.02.02 07:42

부동산업을 하다가 주식과 선물을 하며 최근 지인의 청으로 건물을 사려다 아예 경매로 사볼까 하여 알아보는중인데..님의 글에 눈이 멈춰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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